두 딸과 함께한 해남 두륜산, 아이들도 등반 가능하고, 암벽 타기 체험도 즐길 수 있는 코스 소개할 까 합니다.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해남 두륜산 등반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두 딸과 함께한 여정이라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좋은 추억거리 하나 채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해남 두륜산은 전남 지역에서도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등산로는 평탄한 길과 가파른 등산로가 섞여 있어,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
제 딸들은 초보자지만, 지난번 무등산을 오르고 나서 산에 가는 재미를 알아 가는 중이라 적합한 코스로 두륜산 등반을 선택해 봤습니다.
대모험, 한번 시작해 볼게요!
아침 일찍 두륜산 대흥사 주차장 도착, 이곳 주차장 이용은 무료지만, 타지 방문객은 소정의 입장료를 티켓팅 후 입장 가능!
대흥사까지 가는 길은 아스팔트 찻길 따라갈 수도 있지만, 오른쪽 계곡 따라 들어가는 산책로를 추천합니다.
등산 시작하기 앞서 큰딸은 온 가족 치얼업 하자고 춤인지 율동인지 나름 귀염쇼를 선보인다.
자! 출발~ 오늘도 파이팅
우거진 커다란 나무 틈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초록 색 나뭇잎이 어우러진다.
정말 반듯하게 높이 쭉 뻗은 건강해 보이는 나무다!
이틀 전 비가 제법 내린 덕분에 시원한 계곡물소리 덕분에 힐링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아름답던 산책로 종점, 유료 주차장이 보인다.
등산이 목적 아니라면 산책로와 연결되는 '천년숲 옛길' 따라가 보는 것도 스트레스 풀리고 산림욕 하기 좋을 듯
하지만 저 길은 등산로가 아니니 참고하세요!
여기서부터는 아스팔트길 따라 이동(?)
길 옆 커다란 안내도에는 등산로 코스가 소요 시간과 함께 명시되어 있어 참고하기 쉽다.
최대 5시간 소요되는데, 예상컨대 우리 가족은 이보다 더 오래 걸릴 거란 걸 이미 알고 있다.ㅎ
유료 주차장에서도 20~30분 정도 도 걸어와서야 이번 등산로 첫 번째 지점 대흥사가 보이기 시작!
초입에 시원하고 깨끗해 보이는 약수터도 있네. 저 주변 이끼들은 1 급수에서만 서식한다 하니 깨끗한 물이 분명하다.
저 멀리, 우리가 오늘 가게 될 두륜산 정상 가련봉이 보인다.
두륜산대흥사 내에도 볼게 참 많지만, 갈길이 멀기 때문에 사진만 한컷 인증용으로 남기고
대흥사를 이전 몇 번 방문한 사람도 등산이 처음이라면 분명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냥, 처음 입구에서부터 오른쪽 길로만 가다 보면 보이는 성보박물관 안내 팻말이 있고
정면으로 길게 세워진 돌담길을 따라가기
그 길 끝에 왼쪽 가련봉 방향을 가리키는 팻말이 있네요.
로터리처럼 생긴 길목에서 오른쪽 한시 방향으로 선회하면
가파른 시멘트길로 접어들면 대웅절을 벗어나게 됩니다.
뭐든 시작이 젤 힘든 법,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지. 커다란 대접처럼 평평한 바위 위에서 10분간 음료를 즐기며 휴식 좀 취하고
열기 식지 않게 잠시 후 재 출발 하기
약 20분 정도 더 오르다 보니 두 갈림길이 나오고
우리는 미리 정한 대로 북미륵암이 있는 왼쪽 길로 꺾어 들어간다.
이제부터 '등산 시작'을 알리는 듯 바윗길로 깔린 가파른 산길
갑자기 급해진 경사에 숨을 헐떡거리면서 걸어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
요즘 인기 아이들 노래 가사 뜻을 물어오는 큰딸 왈, "Hype boy는 무슨 뜻?"
댄스곡 듣다 보면 자주 나오는 추임새인 건 알겠는데, 하필 이 와중에 찾아보게 만든다 ㅡㅡ 참!
"Hype boy, 이 용어는 힙합 문화에서 '열광적인 팬' 의미"라네
'이런 게 아이들과 하는 등산이기도 하겠지'ㅎ
곳곳에 잘 설치된 안내 팻말만 따라가니 무사히 두 번째 코스 '북미륵암'에 도착
절 내부에는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상이 보이는데, 주변으로 시원한 찬기가 뿜어져 나오는 게 신비롭다!
종교는 없지만 평소 좋은 건 하는 게 좋다는 주의라, 어색하지만 불교 법도에 따라 신발을 벗고 들어가 소원을 담아 부처님 앞에 기도를 올려 본다.
벗어난 길 뒤돌아 보는데, 절 주변 파란 색감 하늘 보소!
뒤편 계단길로 팻말 따라서
둘레길처럼 경사 없는 좁은 소길 따라 걸어가면
저 멀리, 노승봉이 잘 보이는 넓은 공터가 있다!
맑은 하늘에 높게 솥은 봉우리가 장관이다.
하지만, 등산은 밑에서 올려보는 게 목표가 아니지! 넓은 높은 고지를 향해 ㄱㄱ!
오늘도 육아빠는, 온 가족 모든 짐 한 가방 짊어지고 올라가는 중에도 온 가족 안전 지킴이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는 중!
산정상이 아주 가깝게 보일 때쯤
두륜산 인기 포토존 '흔들바위'를 가리킨다.
"흔들리지는 않는 것 같은데 왜 흔들바위야?"라는 딸내미들, 그러게..ㅎ
너무도 청명한 날씨로 확 트이기 시작하는 정경과 엄청난 가시거리
정상에서는 어떤 뷰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곧 쏟아질 것 같은 돌절벽을 옆에 끼고 설치된 가파른 계단을 타고
미끄러운 바위 표면에 설치된 발판을 하나하나 밟아가는 게
마치 군대에서 보던 장애물 미니 훈련장 같은 느낌이라 육아빠는 군대 교관 놀이 "유격 유격"
아이들이 암벽등반 체험하기도 딱 좋은 각도와 높이에 긴 체인도 있어 오히려 이런 코스를 즐기기 시작하는 녀석들
힘든 코스들이 있었지만, 마침내 첫 번째 봉우리 '노승봉' 등정 성공!
하지만, 주변 뷰를 보면서 환희를 느끼는 건 잠시뿐..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빨리빨리 도시락 펴! 배고파 쓰러짐!"
집 근처 김밥 맛집 '꼬마김밥'에 상큼한 청포도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그냥 녹는다.
배 좀 채우고 나니 그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주변 정경,
가본 적도 없는 금강산이 이렇게 그려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세월이 깎아 놓은 주상절리로 한동안 넋을 잃고 바로 보게 된다.
여기서부터 목표한 최종 봉우리 가련봉까지는 눈깜짝이다.
해발도 20M 차이라 부담 없이 돌고개와 계단 좀 타면
드디어 두륜산 정상 등정 완료!
모두 올라오느라 고생했고!
파이팅 한번 외쳐주고!
인증숏도 남기고!
360도 뷰 동영상도 남기고!
해발 700 고지 위에 나비가 앉아 있네, 영물인가(?) 싶어.. 건드리지 않기 ㅎ
자 이제, 하산 준비를 하자!
올라올 때 각도만큼 내리막도 급급경사, 잠시 머뭇거렸지만, 육아빠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내려가 본다.
좁은 흔들 다리는 많이 노후된 것처럼 보여서 더욱 긴장감을 유도하고
이 좋은 날씨와 이 어마한 가시거리가 한 계단 내려갈 때마다 사라지는 게 아쉬워 다시 뒤돌아서서 한컷 샷!
저 멀리 헬기장이 있다.
구조 헬기장이 무슨 포토존인가요!
대웅전 표지판만 보고 하산하면 되는 거겠지
주말이지만 오르내리는 사람 없어 자연소리 맘껏 즐기며 천천히 하산
산길이 곧 끝나고, 올라왔 던 스멘트길
중간즈음부터는 앞을 등지고 내려와야 할 만큼 생각보다 길고 경사진 내리막이었다.
차라리 산길이었음 하는 조금의 아쉬움!
어느덧 해가 산 끝자락까지 내려앉을 때가 돼서야 대웅전 도착!
오던 길 그대로 푹신한 장충동 숲길 따라 출발했던 주차장 입구로 접어든다.
체력은 충분히 키웠으니 배도 채워야죠!
인근 쌈밥 집에서 맛있는 도토리묵무침과 파전을 시켜 먹는데 두 딸도 너무 맛있다고 추가 추가를 외친다.
하루하루 금세 커가는 성장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자연과 함께하는 활동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새삼 느끼면서, 조선 육아빠와 가족들은 다음 등산 코스를 벌써 꺼내어 보내요.
가는 시간 잡을 수 없지만 그 안에 많은 성장기 추억 담아 보내어 주기로 다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